책 소개
주문형 출판은 자비출판이나 독립출판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출판 방식이다. 주문형 출판은 자비출판이나 독립출판과 달리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책을 만들어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주문형 출판이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 책을 미리 만들어 재고로 쌓아두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한부씩 인쇄해 판매한다. 영어로 Publish On Demand 라고 하며 줄여 POD라 부른다. 자비출판이나 독립출판은 미리 책을 500부, 1,000부 인쇄한 후 계약한 유통업체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발송한다. 그러나 주문형 출판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책을 인쇄해 발송(3~5일 소요)한다.
주문형 출판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가 몇 안되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업체가 부크크와 교보문고다. 이 두 업체는 준비된 원고만 있다면 온라인 플랫폼에서 무료로 책을 출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물론 교정교열, 내지 편집, 표지 디자인까지 모두 끝난 원고가 있어야 한다. 이 업체에서 교정교열을 봐주거나, 편집이나 디자인을 해주지 않는다. 이 부분까지 원하면 비용을 더 지불하면 된다. 그러나 이 모든 부분이 준비되어 있다면 출판까지 무료다. 심지어 인터넷 서점 유통까지 무료로 대행해 준다.
이 책은 내지 편집, 표지 디자인, 주문형 출판 플랫폼 이용 방법까지 자세히 따라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한마디로 무료로 책 출판과 유통까지 가능하도록 돕는 책이다. 창고에 재고로 책을 쌓아둘 필요도 없고, 창고 사용료를 낼 필요도, 책을 서점으로 발송하는 유통 대행사에 수수료를 낼 필요도 없다. 인터넷 서점이든 오프라인 서점이든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형 플랫폼에서 알아서 책을 만들어 발송까지 해주고, 수익은 정산해서 통장으로 입금해 준다.
원고만 있다면 주문형 출판에 도전해 보자.
이 책을 펼치고 하나씩 따라오다 보면 출판작가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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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처음 완성한 원고가 마음에 드는 작가는 한명도 없다. 밤에 연애편지를 쓰지 말라는 말처럼 밤새 쓴 원고를 낮에 읽다가 얼굴이 화끈거리는 경우도 있다. 어떤 글도 처음엔 다 못마땅하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책을 출판하겠다는 마음은 접어야 한다. 일단 써내려가는 것이 먼저고, 이후 고치고 추가하고 들어내고 다듬어야 한다. 과거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했다만 글쓰기와 관련해서는 “덮어놓고 쓰다보면 다음 문장 떠오른다.”로 바꿔 봄이 어떨까. 첫 문장부터 쓰기 시작해야 다음 문장이 나오고, 그렇게 일단 완성된 못마땅한 원고라도 가지고 있다면 출판을 위한 첫걸음은 가능하다. 거창한 책을 만들어 보려고 끝내 마무리하지 못한 글은 아예 퇴고조차 시작할 수 없다.
나는 지금까지 두 권의 책을 썼고, 그 중 한권은 직접 책을 만들어 출판했다. 그리고 다른 이의 의뢰를 받아 팔순기념회고록도 출판했다. 처음부터 책을 출판하겠다는 계획을 했던 것은 아니다. 10여년이 넘는 상담 경험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글쓰기가 두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진로 이야기로 확장되었다. 그러나 판매율이 별로 나오지 않는 주제의 책이 출판사들의 눈에 들어갈리 없었다. 수 십군데 출판사에 퇴짜를 맞고 결국 내가 만든 출판사로 책을 출판하기로 결심했다. 책을 많이 팔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 나의 글을 세상에 내어 놓겠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
그때 만난 게 주문형 출판이다. 기존 출판사를 통해 수 백, 수 천권 재고를 쌓아두고 책을 만들어 판매하는 방법이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바로 책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부크크’(https://www.bookk.co.kr)라는 플랫폼을 만났다. 다 쓴 원고를 부크크가제공하는 원고 양식에 따라 다듬고(물론 기본적인 양식만 제공하기에 많이 수정했다.), 책표지는 숱한 시행착오 끝에 Canva(캔바)라는 디자인 플랫폼을 통해 완성했다. Canva를만나기 전 포토샵과 미리캔버스라는 프로그램을 거쳤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도구는 Canva였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다른 이의 의뢰를 받아 팔순기념회고록을 출판했고, ‘주문형 출판 따라하기’라는 제목의 강의와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이 책은 바로 이 강의와 프로그램의 교재에서 시작되었다.
1부는 다 쓴 원고를 어떻게 다듬을 것인가 확인하는 장이다. 이미 다 쓴 원고라 하더라도 대상 독자층을 분명히 해야 한다. 내 책을 누가 읽을 것인지 상상하며 글을 다듬어야 한다. 불특정 다수를 위해 글을 적겠다는 생각은 이 책을 그냥 아무나 읽으라고 던져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리고 목차와 머리말의 중요성과 단문과 장문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짧게 살펴볼 것이다. 이미 완성된 원고를 토대로 시작하기에 어떻게 원고를 쓸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많이 다루지 않을 것이다. 1장의 마지막은 실제 예시와 함께 문장 다듬기 방법을 볼 것인데 이오덕 선생님의 『우리글 바로쓰기』(한길사)와 김정선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유유)의 덕을 많이 봐야 한다. 실제 책 만드는 부분만 보고 싶다면 1부를 건너 띄어 2부부터 읽어도 된다.
2부는 내지 편집 장으로 한글 프로그램을 활용해 내지 편집을 어떻게 하는지 다룬다. 먼저 책의 구성요소와 판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내지 편집도 가능하다. 출판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인디자인 프로그램이 있지만 프로그램을 구입해야 하며, 사용 방법도 배워야 한다. 그러나 내지 편집이 꼭 인디자인이나 전문적인 프로그램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글 프로그램으로도 내지 편집이 가능하다. 2부는 한글 프로그램을 활용한 내지 편집, PDF 변환과 더불어 파워포인트를 활용해 내지에 사용할 수 있는 해상도 높은 이미지들을 설정하고 저장하는 방법을 다룬다.
3부는 Canva(캔바) 디자인 플랫폼으로 책 표지 디자인하는 방법을 다룬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디자인 플랫폼인 미리캔버스, 망고보드도 있지만 Canva를 중심으로 표지 디자인 하는 방법을 살펴볼 것이다. Canva를 활용해 표지뿐만 아니라 내지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이미지들도 구성할 수 있다. 3부는 Canva 활용법뿐만 아니라 직접 표지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며 따라올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4부는 ‘부크크’라는 주문형 출판 플랫폼을 소개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주문형 출판플랫폼으로 부크크와 교보문고 POD 주문형 출판 서비스가 있다. 그 중 부크크를 중심으로 주문형 출판을 어떻게 진행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2부와 3부를 잘 따라와 내지와 표지 편집을 마무리 한 상태라면 4부는 완전한 책을 출판하는 시작이라 볼 수 있다. 또한 4부에는 출판의 종류와 저작권에 대한 부분도 다룬다. 사실 이 부분은 책의 앞부분에 두어야 순서가 맞지만 너무 딱딱할 수 있어 가장 마지막 장에 두었다. 출판의 종류를 기획출판, 자비출판, 반기획출판, 독립출판, 주문형 출판으로 구분했는데 이 책에서 다루
는 주문형 출판이 다른 출판 방법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였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주문형 출판’이 도대체 어떤 출판인지 먼저 알고 책을 읽고 싶다면, 4부의 1.1 출판 종류부터 읽으면 도움 받을 수 있다.
책 제목처럼 이 책에서는 한글, 파워포인트, Canva(캔바), 부크크를 활용해 무료 출판할 수 있는 주문형 출판에 대해 다룬다. 주문형 출판은 좀 더 넓은 의미로 1인 출판이기도 하고, 독립 출판 형태이기도 하다. 다만 미리 몇 백부, 몇 천부를 만들어 창고에 재고로 쌓아두고 판매하는 것이 아닌 주문을 받은 후 책을 만들어 판매하는 방법이기에 ‘돈 안들이고’ 출판할 수 있다. 원고만 있다면 내지 편집, 책 표지 디자인, 출판, 유통까지 한번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제대로 따라해 본다면, 대단해 보이던 출판(대단한 건 사실이다.)이 낯설지 않은 단어로 다가올 것이다.
이운우
글쓰기, 독서와 상담을 도구삼아 가르치고, 성장을 돕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싶은 실천가다. 책을 통한 자기이해와 나다움에 관심이 많아 글쓰기, 출판, 진로독서, 독서치료, 자기이해를 위한 심리검사, 독서 공동체를 위한 공간인 ‘공간 나다움’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며 진로선택의 실패를 맞본 후 20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독서 ’, ‘사람’, ‘나다움’, ‘성장’이라는 단어로 삶의 궤적을 그려 오고 있다. 현재 ‘공간 나다움’에서 1인 출판학교, 청소년 진로독서 스쿨, 나다움 진로소명 학교, 자기이해 MBTI 워크숍, 나다움 함께 읽기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상에서 약간의 거리를 둔 고즈넉한 시골에서 책과 사람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며 쉼과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수십 군데 출판사에 투고한 원고가 퇴짜를 맞고, ‘그럼 직접 출판해보자’는 생각으로 주문형 출판(POD)에 뛰어들어 『진로도 나답게』와 지인의 팔순기념회고록을 ‘공간 나다움’ 출판사 이름으로 출판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주문형 출판(POD)으로 무료 출판 따라하기』라는 책까지 출판하게 하였다.
부산대 대학원에서 문헌정보학을, 경북대 대학원에서는 문학치료학을 통해 책과 사람을 배웠으며, 현재는 공간 나다움 대표이자 창원 문성대 문헌정보과 겸임교수, 한국미술치료상담학회 교수위원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저서로는 『주문형 출판(POD)으로 무료 출판 따라하기』, 『진로도 나답게』 외에도 『암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치료』(한국학술정보)가 있다.